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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보기/우리 모두 전략가가 됩시다.

#42 사드 배치와 두 전투기 / 우리 모두 전략가가 됩시다.

by wenaon 2016.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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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지난 여름의 일을 알고 있다.



요즘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뉴스가 한창이다.

믿기 어려울 이야기들이 시리즈물로 나온다.

강호동이 참 찰지게 외치던 "언빌리버블!"

그래서 12월 추운 날씨에도 불구,

숱한 사람들이 광화문으로 향하나 보다.


지난 여름 7,8월께 다른 문제가 우리 대한민국을 흔들었다.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한반도 배치 문제다.

일명 "사드".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 이놈의 거, 배치하는 게 좋을가? 그렇지 않은가?

중국과 러시아, 특히 북경 쪽에서 기를 쓰고 반대하는데,

이를 무시해도 좋은가? 아니면 심각하게 생각을 해야하나?


바로 그 여름, 그 때 써둔 글이 하나 있었다.

2종류의 전투기에 대한 글이다.


전투기라고? 아니 무슨 난데 없이?

그렇지만 사드와 관련이 없는건 아니다.

관련이 매우 많다.

그런데 이 글은 햇볕을 보지 못했다.

글을 막 다 썼을때 쯤 터진, 빅 이슈!


북한의 핵 시험이다.

온통 북핵에 대한 뉴스만 나오는 판국에

뒤늦게 글을 올리기도 뭐하고 그래;;

그냥 폴더에 넣곤 몇 달.. 그러다 어느덧..

잃어버린 글 비슷한 게 된다.

그런데 가을 지나 초겨울도 지나 얼마전

갑자기 집 나간 사드에 대해 TV 뉴스가 나오는 게 아닌가?

최순실 이야기 사이에, 한 켠으로 나오는 뉴스.


"국방부는 주한미군 사드 배치 절차를 매우 신속히 진행, 내년 5월 이전에 완료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아니 또 그렇게 번갯불에 콩 구어 먹듯 빨리?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 국방부와 미국이

일찌감치 끝낼 심산이란 해석도 뒤따라 나온다.


자연스럽게 리마인드 되는게 있으니,

그것은 두 전투기에 대한 글.


그래서 바탕화면 폴더 속에서 꺼내, 먼지를 털고,

이렇게 다시 햇볕을 쐬게 한다. 오리지널 그대로.



==========




정부 편만 드는 보수 언론에서도 이렇게 나온다.

"무슨 군사 작전하듯, 비공개 속에 그렇게 빨리 결정하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THAAD).

요즘 우리나라를 뜨겁게 달구는 문제다.

사드를 배치해야 한다.

배치하지 말아야 한다.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도 플랜카드가 걸려있다.

"동북아 평화를 위해, 반대한다."


개인적으로 너무 넓게 잡지 않았나 싶다.

동북아 까진 아니고, 문제는 우리의 경제,

외교, 선린()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필자는 사드 배치 반대쪽 글을 쓰고자 하는 게 아니다.

그렇다고 찬성하는 글도 아니다.

어떤 게 우리 국익에 부합 되는지에 관해,

어떤 2종류의 전투기가 생각나기 때문.

하나는 크루세이더, 하나는 미그 23.



*마지막 총잡이. 출처: wallpaperfolder.com



라스트 건파이터(Last Gunfighter)



베트남 전 때.

멋진 별명을 가진 전투기가 있었다.


'라스트 건파이터'

최후의 총잡이.


당시는 팬텀이나 썬더치프(벼락 대장)가 날리던 시대였다.

그리고 사이드 와인더나 스패로우 미사일이 주 무기였다.

그러나 이 놈은 달랐다. 메인이 기관포였다.

기수 쪽 4정의 20밀리 기관포를 쏘면서

줄곧 공중전을 전개했고,

미그기들을 격추시켜 나갔다.



*캔버스 전쟁, 건파이터가 지금 북 베트남의 미그17을 격추시키고 있다. 검게 그을린 기관포 총구가 기수 224라는 넘버 아래쪽에 보인다. 출처: photos1.blogger.com



그렇다고 '오직' 기관포만 쏜 건 아니다.

미사일을 기본으로 달고 다니며, 이것도 사용했다.

그러나 파일럿들은 기관포에 자신 있었고,

그걸 즐겨 사용했다는 의미.


그래서 '십자군의 기사'라는 크루세이더도 괜찮은데,

'최후의 총잡이'란 이름으로 더 유명해진다.


당연히 파일럿들의 프라이드도 대단했다.

그것은 유명한 패치 속 문구가 대변해 준다.


*"네가 F-8 크루세이더에서 내릴 때, 넌 전투기에서 내리는 것이다." 출처: djohnson.cloudnet.com



진짜 전투기는 오로지 '크루세이더'란 의미.

그러나 이 진짜(?) 전투기들도 베트남 전의 종식과 함께,

퇴역의 수순이 기다리고 있었다.


대량으로 쓸 수 있는 전쟁터가 사라졌고,

또 후계기가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것은 F-14 톰캣.

베스트 중의 베스트 아닌가?


당시 소련이라는 공산주의 본좌에게 밀린 듯한 미국,

그들의 항공 산업체가 모든 기술을 동원해,

설계하고 만든 최강의 전투기.


따라서 라스트 건파이터가 후계기에 떠밀려

항모 갑판으로부터 내려짐을 당하는건 필연이었다.

무려 1200대나 만들어진 미그 마스터가!


MSADC, 군용기 처리 보관 센터라는 데에서

얼마 뒤 사막으로 옮겨질 것이고,

거기서 결국은 스크랩될 운명.


그래서 세월이 꽤 지난 뒤지만, 이런 생각을 한번 해 봤다.

한국이 적극적인 의사 표시를 하고,

6~70여 대 정도, 도입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그 정도면 3개 전투 비행대를 꾸밀 만한 대수.

더군다나 상당히 헐한 가격으로 도입할 있다.


그렇지 않은가?

퇴역을 해 알루미늄 고철로 사라지는 게,

당장은 아니라 해도 조만간 그 때가 다가 올 텐데.

우리 공군에 도입되면, 철저히 오버 홀(전체적으로 수리)을 해,

거의 신형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다시 하늘을 난다.



당시는 한반도에 전운이 드리울 때.



크루세이더의 퇴역이 시작될 때,

한반도 정세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었다.

사이공 정부가 망하고, 북 베트남이 승리한 그 즈음이었기 때문.



*이런 입체적 헬리 본 작전 소용없었고, 높이 쳐든 찰리(베트콩) 킬러 M79 유탄 발사기도 소용없었다. 1975년 5월 30일, 사이공 정부는 사라졌으니. 출처: pjstar.com



그래서 공산권 맹주, 소련의 콧대는 한 없이 올라갔고,

덩달아 북한 김일성도 큰소리치고 있었다.

미국은 약하며, 패배했고,

공산주의는 강하고, 결국엔 승리한다고.


그래서 우리나라에선

'번 가을에 휴전선이 터진다.', ‘아니면 겨울쯤이다.’

이런 전쟁설로 사회가 뒤숭숭하기만 했다.


또 '평양 불바다'에서도 언급했지만,

당시 북한 재래식 군사력은 상당히 강한 편이었고,

특히 공군 쪽에서 보면 요격 능력에 있어서 포텐이 있었다.


소련에서 프렌들리 프라이스로 저렴한 값에 석유를 보내줬고,

기체의 퍼티그(피로도)도 덜해, 가동률이 지금보다 월등 좋은 상태.

그리고 당시 그것들은 하나 같이 다 도그 파이터였다.


미그 17, 미그 19, 미그 21.

경량 소형 기체들로서, 민첩하고 상승력 좋은,

꼬리에 꼬릴 무는, 전형적인 도그 파이트(개 싸움)에 능한

소련제 전투기들.


그런데 우리 공군은?

공중전 쪽으로 특화된 전투기는 없었다.



한국 공군에 도그 화이터는 없다.



마하 1을 약간 넘는 소형 전술 전투기,

F-5A 프리덤 파이터가 많았고,

간판 타자로 F-4D 팬텀이 있었다.

대량의 폭탄을 탑재하고 장거리를 날아 가

크게 때릴 수 있는 헤비급 파이터.



*팬텀! 크고 억세고 힘이 장사인 전폭기. 거기에다 멀리 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작고 민첩한 스타일의 도그 파이터는 아니다. 출처: wallpapercave.com 



그러니까 도그 화이터는 없었다는 이야기다.

다행히 신형기인 F-5E 타이거 숫자가 늘어나는 중이었고,

발칸포가 달린 F-4E도 도입 준비 중이었으나,

어찌 됐던 공중전 타짜들은 아니었고 시간이 필요했다.



*중후한 한국 공군의 F-4E 발칸 포 팬텀. 앞머리 기수 바로 아래가 발칸 포다. 분당 6천 발! 출처: wikimedia.org



그런데 크루세이더를 우리가 사 온다면?

미그기에 대한 확실한 대적자(對敵者)로서

우리 파일럿들은 자신 있게, 공중전에 뛰어들지 않았을까?



*물론 크루세이더가 미사일을 달지 않는 게 아니다. 그러나 기관포를 더 즐겨 사용했다. 출처: djohnson.cloudnet.com



그러나 크루세이더는 우리 공군과 연이 닿지 않았다.

그저 필자의 생각만으로 끝나,

건 파이터가 아니라 드림 파이터가 돼 버린다.


그런데 필리핀은 그렇지 않았다.

그들 공군은 도입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필리핀 국민의 세금, 단 1달러도 들이지 않고.

이 글을 쓰는 진짜 목적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필리핀 공군, 크루세이더 25대 도입!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건 파이터를 장비한 필리핀.

모두 25대다.


기존의 건 파이터를 지상 공격에도 활용할 수 있게 개조한 F-8H.

그래서 반정부 공산 게릴라인 신 인민군(NPA)의 공격에 투입한다.

당시 베트남에 주둔 중인 소련 공군의

미그 23 견제용으로, 필리핀 하늘을 날아다닌다.

지상 공격과 영공 방어, 두 가지 임무다.



*필리핀 공군의 F-8H 크루세이더. 두 가지 회색을 칠한 투 톤 그레이 위장이기에, 공중 전투용인 듯하다. 출처: wp.scn.ru



그런데 무려 25대의 건 파이터 도입하는데,

필리핀은 미국에다 단 1페니, 1달러도 주지 않았다.

그렇다고 MAP(대외 군사 원죠)라고 해,

그냥 얻은 것도 아니다.


수 천만 달러가 들어 간 프로젝트니까.

전투기 외에도 스페어 부품이나

필리핀 파일럿들 교육 훈련비도 찬히 드는 프로젝트였다.

그런데 어째서?



미국 정부가 돈을 댄다.



미국한테, 자기네 땅을 쓴다고

"대가"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필리핀 내에는 미군이 쓰는 기지가 두 군데 있었다.

클라크 기지와 수빅 만.



*F-8E 크루세이더, 그런데 이 기체는 미 해병대 소속이다. 미국은 해병대의 상륙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따로 독립된 공군이 있고, 그 능력은 일개 국가의 공군을 능가한다. 출처: weaponsandwarfare.wordpress.com



필리핀 정부는 그 기지를 쓰고 있는 미국에게,

대가를 원했고 전투기로 그걸 갚으라고 한다.


그러자 카터 대통령은, 당시 필리핀 독재자였던

마르코스가 매우 싫은데도, 할 수 없이 예산을 마련한다.

미국 정부 스스로의 마련이었다.

다른 데 들어갈 예산을 줄이는 것.


남미 국가들인 볼리비아, 페루, 콜롬비아 등에

가야 할 군사 원조 액수를 줄여, 그 돈으로

기존 기체 25대를 구입, 오버 홀(전체적인 수리)까지 한다.


성능과 함께 면모를 일신한 건파이터,

이제 거의 신형인 상태로 필리핀에 보내진다.


물론 스페어 부품과 함께

필리핀 파일럿들의 훈련비도  정부가 부담.



*동체 뒤쪽으로 필리핀 공군 마크가 선명히 보이는 신품급 라스트 건파이터. 날개 끝이 접힌 건 항공모함 갑판이 비좁을 시, 사이즈를 줄이기 위해서다. 출처: farm8.staticflickr.com



1980년 그 해를 넘기기 바로 직전이었다.


그리고 여기 또 하나의 전투기가 있다.



북한의 전투기 미그23



이번엔 북한 이야기다.

그들의 가변익 미그23 전투기.

그런데 북한은 다른 위성국가나 아랍 쪽 국가들보다

상당히 늦게 이 기체를 도입한다.

1980년대 중반이다.

이유는 단 하나밖에 없을 듯하다.


돈에 여유가 없어서. 


그러다 1984년에 얘기가 되고,

그다음 해 드디어 도입한다.

대망의 미그23.

그것도 나름대로 신형 버전이다.



*미그23의 2세대, 또는 3세대라 하기도 하는 미그23ML, 북한 보유형과 같은데, 여기에서 L이라는 하는 건 경량화라는 뜻. 초기 형을 가볍게 해, 비행 성능이 훨씬 좋아졌다. 출처: wikimedia



북한은 미그 23을 어떻게 도입했나?



갑자기 살림살이가 풀렸나?

그렇지 않다.

기본적으로는 자기네 영공을

러시아(당시에는 소련이다)한테 개방했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강대국들은 정보 수집에 열을 낸다.

소련도 마찬가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전자 정보 수집기나

장거리 초계기를 출발시켜, 한반도와 일본 근해를 지나,

중국해에 진입. 베트남으로 보낸다.



*바다로 나온 TU-95 장거리 형 정찰 폭격기 '베어'. 출처: theaviationist.com



그리고 다시 귀환하면서 정보 수집.

아니면 미 항모 전단에 접근해, 여러 가지를 탐지한다.


그런데 아시아 대륙에서 삐죽 나온 한반도로 인해,

멀리 돌아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우리 공군 팬텀이, 소련의 TU-95 정보 수집기, 또는 정찰기를 추적하고 있다. 동해 상공이다. 출처: bemil.com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동남아시아까지 가려면,

연료도 많이 들뿐더러, 안전 문제가 있지 않은가?

그래서 좀 더 나은 방법을 모색했는데,

북한과 서로 간에 이해가 맞아떨어진다.


1984년이다.

김일성은 23년 만에 모스크바를 방문하는데,

당시의 동아일보에도 나왔듯(1984년 6월 9일 자),

주된 목적은 미그 23 도입.


소련은 북한 상공을 가로지를  있게 해달라고 한다.

중간 기착지라든가 비상 착륙 등 여러 가지 요구 사항도 있었을 터.

그리고 북한은 신형 전투기가 필요했고.

필자는 그래도 북한이 어느 정도 기체 가격을 지불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나 상당히 저렴한 가격으로 절충이 되지 않았을까?

물론 자세한 거래 내용은 잘 모른다.


어찌 됐건 북한은 오래도록 갈망하던 전투기를 도입한다.

주력기로 써온 미그21의 후계기다.


가변익의 미그23.



*북한의 미그 23ML 전투기. 아래쪽은 그 훈련형인 23UB. 출처: orig00.deviantart.net



80년대를 가로질러 90년대까지 상당히 능력 있는 전투기다.

가변익이라 날개를 펴면 이착륙 성능이 좋다.

거리 이착륙에 이롭고, 양력을 받으며 경제 속도로 날아,

가장 중요한, 연료 소비가 줄어든다.

다시 날개를 뒤로 접으면 마하 2.3 정도의 거의 초고속.

게다가 한국 공군의 F-16 파이팅 팰콘 초기형보다 나은 게 있었으니

중거리 미사일을 장착해, 가시거리 밖 전투가 가능하다는 거다.

(지금은 우리 파이팅 팰콘이 더 좋은 스패로우를 달고 있겠지만...)


어쨌거나 북한은 이 미그23 전투기로,

그들 방공의 가장 큰 축을 담당하게 한다.


그리고 지금도 제법 활발히 운용한다.

북한 상공을 빌려주고 얻어 낸,

당시로서는 꽤 고성능 전투기다.

날개가 움직이는...


그렇다면 이번 사드 배치 문제.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답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우리는 성주 그 땅을 미군한테 내주는 데도,

그게 언제까지 인지도 모른다.

십 년인지 삼십 년이지, 반 백 년인지,

아니면 일정 기간 뒤에 다시금 협상을 다시 하는 건지, 그런 것도 모른다.


  

크루세이더만 건진 필리핀.



다시 필리핀의 예를 살펴보자.

수빅 만과 클라크 미군 기지의 미군은 결국 철수한다.

필리핀이 나가기를 원했고, 미국은 나간 것이다.

아닌 말로 필리핀은

크루세이더 전투기 25대만 공짜로 얻은 셈.  


물론 요즘 들어 중국이 남중국해의 섬들을

자기네 거라고 주장하는 등, 해양 패권주의적 행동을 취하자,

이에 위기를 느낀 필리핀과 미국은 이해관계가 다시 맞아떨어져,

예전 필리핀에 있던 기지로 미국이 돌아올 거라는 보도도 나온다.



*난사군도 팡가니방 암초 근처에서 작업 중인 중국 준설선. 출처: apdf-magazine.com



이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솔직히 우리가 우습게 보는 필리핀과,

그들의 정책 집행자들이 얼마나 자존심 높고,

또 국익을 위해 챙길 줄 아는 가를.


북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국익을 제대로 챙기는가? 



북한 공군에는 당시 도입한 미그23이 나중엔 56대까지 늘어났고,

지금도 북한의 주력기 중 하나로 한반도 북쪽 상공을 날아다니고 있다.


그리고 남북 간 공중전이 벌어진다면,

우리는 그 미그23과 놈이 지닌 중거리 미사일을 염두에 둬야 한다.

미그 23이 격투전에서 뛰어나지 않다고 해도,

또 그 미사일들이 한 물 갔다고 해도, 시쳇말로 한 방이 있는 놈이니까.



*AA-7, 에이펙스 미사일을 쏘는 미그 23, 멋진 그림이나, 에이펙스는 한 세대 전 중거리 미사일이다. 출처: wallpapers4screen.com



그렇다면 이번 사드 배치 문제.

우리 정책 담당자들이 국익을 위해 지혜롭게 처신했고,

장고에 장고를 거듭한 끝에

몹시 신중하게 우리 땅을 내 주기로 했는가,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국가를 대신해 나서는 사람들은,

머리가 엄청나게 좋고, 아는 것도 많아야 한다.

그리고 끈질긴 협상력과 함께 인내심을 발휘할 줄 알아야 한다.

나라를 대신해 나서는 사람 아닌가?

그리고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성이라 생각한다.

지성에서 나오는 가장 큰 덕목인, 비교력이라는 게 발휘돼야, 국익을 챙길 수 있으니까.

어느 것 하나를 얻기 위해, 더 중요한 것을 포기하는 짓 따위는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사드 배치 문제.

물론 얻는 게 있다.

북한에 대한 미사일 방어다.

북한이 남쪽에다 미사일을 쏠지 안 쏠지 그것도 확실치는 않으나,

쏜다고 했을 때, 어쨌든 그것에 대한 방어가 된다고 한다.


그런데 잃어버리는 게 너무도 많다.

중국과 러시아와의 외교적 갈등이 심각하다.

그리고 이보다 더 심각한 건 중국과의 경제적 문제.

중국은 지금 현재 미국을 앞지른 우리나라의 가장 큰 경제 교류국이고,

오히려 지금은 미국과 서부 유럽 모든 나라를 합친 것보다, 그 교류 액수가 더 많다.



그래서 '사드배치', 하지 말자는 게 아니다.



일단 검토하고 분석해 보라는 이야.

어떤 게 우리나라한테 이익이 되는가?

군사, 외교, 경제 전문가들과 함께

머리 싸매고 분석하고 토론하는 걸 오픈해야만 했다.

이게 그 정도로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

우리 대한민국 경제력의 1백 분에 1도 안 되는 북한을

이상하게도 몹시 무서워하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힘과, 대한민국 국군의 힘을 믿지 못하는

극심한 '북한 컴플렉스'에 사로잡힌 구닥다리 인간들만 모여

장막치고, 후다닥 결정할 일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우리나라의 상층부 인간들은, 워낙 성장만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빈곤의 시대에 성공(?)을 했기에, 다양한 지적(知的)환경에서 크질 못 했다.

교양 부족에다, 소통이라는 걸 모르는 게 그런 것 때문 일거다.

예전에 무슨 소통이 있었는가? 무슨 문화적 환경이 풍성 했는가?

따라서 대부분이 머리가 굳고, 사고 범위가 좁으며,

세상을 넓게 볼 줄 모르는 데다, 오픈되는 걸 싫어하는...

이 열린 광장에 대한 거부감들을 가지고 있다.

아니, 정치권력에 가까이했던 인간일수록 거부감을 넘어,

‘광장 적개심’까지 품는다.

그런데 이런 인간들이 모여 지들끼리 사드 배치를 결정한다고?


국민적 합의가 배치 쪽으로 나오면 배치하고.

반대로 나오면 여론 탓하면서 미국과 절충도 해보고.

"우리 국민들이 반대해, 이거 어떻게 하지?"

이렇게 하면 되지 않는가? 그러면 훨씬 더 좋은 조건으로

미국과 사드 배치 논의를 할 수도 있다.


사드는 우리를 위한 것보다 미국을 위한 것이라고,

미국의 씽크 탱크 등, 군사 전문가들이 스스로 말한다.


정상적인 국민적 합의를 거쳐 나온 결과에 우린 별로 반대 안 할거다.

소모적 분열 없이, 반대 측은 싫어도 가만히 있으려 애를 쓸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그만큼 높기에.

물론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을테지.

“일반 국민들이 뭘 알아?”

이럴 때 필자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니들보다 많이 알아.”


지금의 군사적 안보는 군사적 안보가 아니다.

오로지 단순 머리, 또는 심플 대가리들만이 그렇게 생각한다.



군사 안보는 종합적 안보다.



그렇다. 21세기의 안보 개념은,

군사력 뿐만 아니라 경제 안보, 외교 안보가 플러스 돼야 한다.

경제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데, 무슨 제대로 된 군사력이 나오나?


그래서 중앙일보 대기자 김영희라는 분이 이렇게 이야기하지 않았던가?


"국가 안보는 종합적인 안보로서 군사력 뿐만 아니라, 외교력, 경제력, 사회 안정과 사회적 합의, 심지어는 문화까지 포함한다."


필자가 여기에 한 마디 덧붙인다면,

민주주의라는 체재에 대한 긍지도 '군사력'이라는 것이다.


고대의 도시 국가, 각각의 그리스 병사들이

몇 배나 많은 적들과 싸워 이길 수 있었던 건,

각자의 마음에 있는 자유와 인권, 시민정신,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긍지가 주요 역할을 한게 분명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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