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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부)



전쟁이 터진다고?



요즘 심심치 않게 나오는 이갸기가 있다. 전쟁 임박설이다. 미국의 선제 타격에 의해, 북한 핵시설이 파괴되고, 뒤이어 북한이 남침한다! 그래서 한반도는 걷잡을 수 없는 전화에 말려들게 되고. 그게 바로 4월 27일이란다.



*미 핵 항모, 칼 빈슨. 출처: aviationwa.org.au



TV에서도, 핵 항모 칼 빈슨 영상을 첫 번째로 내 보낸다. 조만간 대통령 선거가 있는데도, 전쟁 위기설이 힘을 받는 모양새. 그래서 필자는 고개를 갸웃했다.


“4월 27일 터진다고?”


아니 이거 웃기지 않은가? 전쟁 발발 날짜가 나왔기 때문이다.



전쟁이라는 건, 시작 날짜를 안 알려준다



동서고금 수많은 전쟁에서 세상이 다 알도록, 날짜 정해 놓고 전쟁 터진 적 있나? 세상이 다 아는 날짜에 쳐들어가? 그런 적 전혀 없다. 전쟁에서의 가장 중요한 것은 기도비닉(企圖秘匿)이다. 그리고 기습이다. 그게 승리의 조건이니까. 그런데 날짜까지 박아 놓고 전쟁이 터진다고?


북한의 모든 레이더 기지, 미사일 기지, 방공 포대, 모두가 다 눈 시퍼렇게 뜨고 기다리는데, 바로 그 날? 북한은 즉시 또 남침을 하고?


결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니까 우리는 이 밑도 끝도 없이 전쟁 위기를 부추기는 저널리즘과, 이웃 일본 아베 정권의 얄미운 부추김까지 보태져, 또다시 전쟁설에 시달려야만 하는 국민이 됐다. 심하게 말하면, ‘안보 강박증 환자’를 만들고 싶어 안달하는 그런 세상에서 사는 국민.  



한반도 전쟁 시나리오



*얻어맞는 북한 핵 관련 시설! 출처: pop.h-cdn.co



세상에서 떠드는 전쟁 시나리오는 간단하다. 점점 기술적으로 발전하는 ‘메이드 인 노스 코리아’의 ICBM을 부수기 위해, 미국은 선제타격을 가 한다.



*출처: media.nola.com



심하게 얻어맞은 북한은? 가만있지 않는다. 확 돌아버린 그들은, 태평양 넘어 미국으로 쳐들어 갈 순 없고, 대한민국을 행해 남침을 시도한다. 그래서 시작되는 전쟁! 


그런데 이걸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보자 이거다. 북한의 남침에 불안해 하지만 말고. 이런 질문을 한 번 해보잔 말이다. 물론 북한군한테.


“야, 니들이 그런 능력 있어?”


“있다고?”


“오호~ 그러셔, 그럼 어떻게 쳐들어올 건데?”


뒤이어 나가는 의문은.


“내려오다가 다 뒈지는 거 아니고?” 


정말 저들이 제대로 내려올까? 임진강을 큰 탈 없이 도강, 서울을 향한 2개의 축선을 탈 수 있겠는가 말이다.


그렇지 않다. 6~70년대 초반의 북한군이라면 그럴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저들이 내려오는 1번 축선과 3번 축선 중 1번 축선, 문산과 파주, 금천을 지나 일산, 그리고 서울로 이어지는 루트엔, 과장을 전혀 하지 않고, ‘세상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방어시설들’이 축성돼 있다.


또 다른 3번 축선. 철원에서 연천, 전곡, 동두천, 의정부 루트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 두 축선에는 정예의 보병 사단을 필두로 기계화 사단, 기갑 여단, 여기에 미 제 2사단과 ‘강철의 비’라는 MLRS(다연장 로켓 시스템)을 가진 제 210 화력여단도 힘을 보탠다.



*출처: i.ytimg.com



오래전 일이다. 철원을 지나 더 북쪽으로 드라이브를 하다가 갑자기 길옆 경사진 곳에 커다란 백골 마크를 본 적이 있다. 3번 축선 위쪽의 제 3사단 백골 부대의 주둔지다.


북한군이 어떻게 거길 돌파할 수 있겠나? 집안 나이 드신 어른한테 들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한국전 때 종군기자를 하신 분이다.



*출처: cfile25.uf.tistory.com



“중공군은 포로로 잡지 않는 게 두 부류 있어. 헌병 하고 백골 사단.”


물론 옛날 어른들의 6.25 이야기가 뻥이 심하듯, 신뢰성은 별로인 말이 겠으나, 그만큼 백골 사단의 전투력은 유명하고 중공군 상대로 악착같이 싸웠다는 이야기다.



*백골부대 병사들. 출처: i.ytimg.com



그런데 철원 위쪽 백골 사단을 돌파해, 3번 도로로 내려와? 지금의 북한군이? 세끼 밥도 제대로 못 먹는 최빈국 군대가 말이다.



도로 작업하던 북한군 병사들



예전 개성공단에서 일하던 사람이, 차량으로 그 위쪽을 가 본 적 있다고 한다. 그때 도로 작업을 하던 북한군 병사들을 목격했는데, 참 안타까웠다고 한다. 모두가 다 왜소하고, 약해 보여- 어찌 보면 남한의 중학생 체격도 안 되는 거 같더라고.


당연하지 않은가? 만성 영양 부족 속에 살아왔을 텐데, 체격이 왜소해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 그런데 문제는 이들의 부대다. 북한군 제 2군단 소속이라는 거, 저들의 최전방 부대로 개성 위쪽에 포진, 여차하면 임진강을 도강해 서울 점령을 목표로 하는 유력 군단이다. 그런데 그 군단 병사들이 왜소한 데다, 대개가 꾀죄죄한 모습이었다니..


예전부터 익히 알고 있던 당과 인민에 충성하는, 그리고 또 수령님이시여, 명령만 내리시라! 이런 인민군과 매치가 잘 안 됐을 게 틀림없다.



*불패의 공화국 하전사들. 출처: cdn.emgn.com



물론 키가 작다고 전쟁 못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체력으로는 전쟁을 한다. 우리 육군이 보유한 분대 지원 화기인 K3 경기관총, 이거 실탄까지 갖고 이동하려면 꽤 힘이 든다.



*분대를 지원하는 분대 지원 경기관총 K3, 이거 실탄까지 갖추면 거의 10킬로에 육박한다고 한다. 출처: sadefensejournal.com



경기도 북부에서 박격포 포신과 포반을 각각 메고 걷는 병사들을 봤는데, 이것도 보통 일이 아닐 듯 싶었다. 그런데 우리 병사들이니까 그걸 거뜬히 먼 길을 행진하지, 북한 병사들이라면? 몹시 버거울 게 분명하다. 그러나 걔들은 악으로 깡으로 한다고? 그 얘긴 체력이 안 되니까 그걸로 버틴다는 이야기다.



‘패러다임 쉬프트’의 때가 왔다



따라서 이제는 북한 군사력의 위협에 대해, 또 그들의 남침 능력에 대해, 다시 생각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저들의 능력을 항상 오버 에스티메이트, 과대평가를 해 온게 우리 대한민국이고, 그래서 4월 25일 위기설, 4월 27일 전쟁 발발설 등이 나올 때, 괜히 불안한 마음을 갖는 게 우리 국민이니까.


그러나 필자는 북한군 전투력과 우리 국군의 전투력 등을 심도 있게 분석하려 하지 않겠다. 무기의 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다음 기회로 미루고, 이번에는 단 두 가지만 얘기하려 한다. 그러나 새로운 분석이고 새로운 글이다.


매우 기본적인 건데도, 대부분이 모르는 이야기. 그것은 공격과 방어에 대한 어떤 ‘룰’이다. 이 간단한 룰을 알게 되면,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아니, 이걸 왜 우린 몰랐지?”  



오냐, 북한군이 내려오면?



한반도에서 전쟁이 터진다고 할 때, 우리에겐 고정관념이 있다. 북한이 쳐내려 오고 남한이 그걸 막는다는 생각. 어찌 됐던 북한은 공격 쪽이고 우리는 방어 쪽이 될 거라는 고정관념이다. 그렇지 않은가? 예전에도 그래 왔듯 저들은 언제나 호전적이며 강인하고, 김일성 일가에 대한 충성심으로 적화통일에 매진한다. 따라서 우린 그들의 어그레시브 한 공격을 힘겹게 막아야 한다.


그런데 그게 그렇지 않다. 북한의 공격은 생각보다 국군에게 힘겹지 않다. 공격은 약점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쪽이 힘이 많이 든다. 전쟁 교과서에도 나오 있는 공격과 방어의 법칙이다.


공격은 밑지는 장사일 때가 많고, 반면 방어는 남는 장사일 때가 많다. 오랫동안 인류가 치뤄온 숱한 전쟁에서 나온 결론이다. 이 쉬운 걸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 툭하면 나오는 TV 속 군사 전문가라는 양반들, 지금의 이 시기에 그런 걸 얘기하면 좋지 않을까? 국민들의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어 줄 마음으로, 헌데 그런 생각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아니면 지들도 모르던가.


그래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인지 못 한다. 쳐내려 오는 북한군은 리스크가 많다는 걸 인지하지 못한다. 반대로 우리 국군은 어드벤티지가 상당히 많고. 



공격은 힘들고 방어는 쉽다



뭐라고? 그럼 전쟁이 터질 경우, 국군은 수월한 쪽이 돼?


당연히 그렇다. 물론 전쟁이라는게 다 어렵고 피를 흘린다. 그리고 저들 공격은 제대 공격이라 해, 계속 한 곳에다 병력을 축차적으로 투입하는 형태다. 우리 국군의 방어 라인도 많은 피해를 입는다.


그러나 공격 측보다 훨씬 덜 한 편이다. 축구에서 흔히 얘기할 때 ‘공격은 최선의 방어다’라는 말이 있는데, 그건 축구니까 하는 이야기. 전쟁 상황에서 양 쪽 군대가 정상적인 공방이 이뤄질 때, ‘공격은 밑천이 많이 들어가는 장사’다.


제1차 대전이 끝난 후, 프랑스는 뭐를 했는가? 독일과의 국경에다 마지노라는 장벽을 건설했다.



*출처: miepvonsydow.files.wordpress.com



또 다시 게르만과 싸우게 될 때, 그 장벽 안에 틀어박혀 싸우기 위해. 



프랑스가 마지노선을 구축한 이유



여기엔 여러 이유가 따라다닌다. 프랑스가 전쟁에 신물이 났다는 등, 인구가 독일보다 적어서 그랬다는 등, 기갑부대에 대한 인식이 모자라 거점 방위를 택했다는 등, 또 프랑스 지휘관들의 사고가 구닥다리였다는 것도.


모두가 맞는 얘기다. 틀린 얘기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결정적으로 맞는 건 없어 보인다. 그 엄청난 예산을 들여 마지노선을 건설한 결정적 이유. 그것은 제1차 대전의 숱한 전투를 분석한 결과, 거기에 대한 해답이고 실천이다.


프랑스 군이 1차 대전 때의 그 수많은 전투를 분석을 해 봤더니. 


“수비할 때 아무래도 사상자가 적게 나온다.” 


적이건 아군이건 어느 군대도 공격을 할 때, 손해를 봤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그렇지 않겠는가? 숱한 철조망들이 여기저기 깔려 있고, 그 뒤에는 기관총과 보병들이 총구를 겨누는데, 거길 공격해 들어가면?



*출처: i.kinja-img.com



물론 그냥 돌격하는 건 아니다. 그전에 무지무지한 포병사격이 선행돼 적의 참호를 뭉개고 철조망들을 날려 보낸다고 하나, 사상자가 많이 나왔다. 그래서 마지노 장벽을 건설한 것이다.


“수비가 중요하다.”


물론 그 장벽은 인류의 전쟁사 이래 가장 강력한 무장집단인 ‘독일 기계화 군단’의 전격전에 아무 소용이 없게 됐지만 말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허투루 보면 안 되는 게 있다. 바로 옆 벨기에 국경 쪽으로 아르덴느 숲이 없었고, 또 기갑부대의 활약할 장이 없었다면? 아르덴느 숲에서 뛰쳐나오는 독일 기갑부대를 요격할 만한, 프랑스의 강력한 기갑부대가 대기하고 있었다면?



*제2차 대전 때 투입된 프랑스의 Somua S-35 탱크. 출처: 3vwargames.com



독일군은 마지노선을 돌파하기가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장벽 앞 쪽으로 무수한 독일 군 시체를 남긴 체...



공격과 수비의 병력 원칙



군대의 가장 말단 지휘관, 그러니까 8~9명을 데리고 싸우는 분대장 교육에서 가르치는 게 있다. 


“공격을 하려면 수비 병력의 3배가 필요하다.” 


그렇다. 이건 전술 공부 기초 중의 기초다. 3배 정도 돼야 공격이 된다. 그래서 수비는 3분의 1 병력으로도 웬만큼 전투를 할 수 있다. 한 수 더 떠, 지키는 데가 좀 더 견고하다면 수비는 더욱 쉬워지고, 공격은 3배 이상의 병력을 투입하고도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다.


그런데 이건 들판이나 언덕배기 등이 있는, 야전에서의 법칙이다. 전쟁터에는 견고하게 방어진지를 구축한 스트롱 포인트가 있고, 어찌보면 그 보다 더 한 장애물이 있다.


전진해 오는 군세를 막는 심각한 장애물. 도시다. 그것도 큰 도시. 그리고 거기엔 격렬한 시가전을 펼쳐, 거리와 거리. 건물과 건물, 지하실과 지하실, 이 모든 걸 제압해야만 통과할 수 있다.


3배로는 어림없는 소리다. 따라서 그 도시의 시민이 모두 철수하고 무방비 도시로 만들지 않는 한, 도시 공격에는 병력 원칙이 따로 있다. 10배의 병력.


“아니 그렇게 많이?”


그렇다. 그 정도가 돼야 시가전에 돌입할 수 있다. 


“공격은 수비보다 3배! 시가전에는 10배의 병력!” 


북한이 남침한다면 그런 악조건 속에서 내려와야 한다. 그러나 한반도 지형은 또 한 가지의 악조건이 북한군한테 대두된다. 그래서 저들이 서울을 점령하려면, 어마어마한 대 병력을 투입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물론 그런 병력 뒤에는 어마어마한 병참 지원이 있어야 하고. 



김 구라의 2억 인구론



TV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 김구라씨가 한 말.


“아니, 어떻게 이렇게 가창력 좋은 가수가 매주 나옵니까? 이건 인구 비례로 볼 때 2억은 돼야 가능한 일이에요.” 


그 말에 정말 공감이 갔다. 두 달 전인가? 일본에 갔다가 종일 숙소에서 뒹굴며 TV만 본 적 있는데, 거기에 나오는 일본 가수들. 정말 가창력이 평범 이하였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인구 2억은 돼야 나올 수 있는 가수들.


바로 그거다. 북한이 휴전선을 뚫고 두 개의 축선으로 진격. 서울을 점령하려면 적어도 인구가 2억은 돼야 한다. 기본적인 규모의 경제가 가동 되어야 한다. 그뿐 아니라 경제력도 꽤 갖춰야 되고. 문제는 또 있다. 그들의 남침 길엔 또 하나의 어려운 전투 형태가 대두되니까. 그래서 한 마디로 말해 한반도는 공격자들의 무덤이다. 세상 지휘관들이 가장 싫어하는 게, 바로 이 한반도 허리에 있다.


다음 회에는 바로 그, 공격자들에게 무덤이 될 수밖에 없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다. 그러니까 북한이 남침한다고 해 봤자, 박살이 날 수밖에 이유.



(한반도 전쟁 임박 설! - 1부, 끝.)  





커피 테이블 토크


*제공 @snaparker



사실 이번 글은 ‘미그 21과 F-5E 타이거가 싸우면?’의 번외 편으로 예정돼 있었다. 그런데 참고할 외서(外書)의 주문이 늦어진 데다, 언론에선 한반도의 전쟁 발발 위험에 대해 계속 보도하는 게 아닌가?


미국의 북한에 대한 선제 타격으로 연결되는 한반도 전쟁 임박설. 날짜도 나온다. 4월 27일이라고. 요즘은 또 인민군 창건일인 4월 25일이 수상하다나? 425가 인민군 창건일인 줄은 알고, 그래서 북한의 기계화 군단 하나가 425 군단이라는 걸 아는데, 이젠 또 그게 전쟁 발발 날짜가 돼? 나~참, 이건 뭐 잊을 만하면 전쟁 위기야.


그리고 일주일 전의 교회. 목사님 설교도 그런 쪽이었다.


“나라가 지금 매우 혼란스럽잖습니까? 또 전쟁 일어날 거라며, 불안해 하고 있는데, 걱정하지 마세요. 성경에 걱정 말라고 했으니까.”


그래서 속으로.


“아니 전쟁 일어날 일도 없는데, 왜 전쟁 걱정을 해?”


그때 교회 문을 나오면서, 마음먹은 게 이 글이다. 


‘한반도 전쟁 임박 설! 그날, 북한군은 궤멸된다.’ 


그래서 요즘은 대통령 선거와 함께 기다려지는 게 있다. 4월 27일이다. 전쟁 터지나 보려고.


마침 스페인을 가려는 사람이 주위에 있는데, 일정을 5월로 잡았단다. 겸사겸사 이렇게 놀리기도 했다.


“전쟁 일어날 거니까, 스페인 못 갈 걸. 메롱~”



*이걸 집중적으로 보러 간단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필자는 이 성당 얘길 들었을 때, P-51 무스탕 전투기 생각이 났다. 왠지~ 출처: traveltip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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