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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총인데 2억 원이 넘는다.



*출처: vignette.wikia.nocookie.net



제 2차 대전 때의 총들 중, 남아 있는 건 실총(實銃)이라 해, 매니어들한테 비싼 값에 팔린다. 레플리카(복사 모형)가 아니라, 정말로 전투에 사용된 총들.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아도, 수집가들은 기꺼이 지갑을 연다. 그런데 어마어마한 값에 팔리는 게 있다. 길이가 다섯 뼘 안 되는 90센티 약간 넘는 소총이다.


어떤 총일까? 독일 군이 쓰던 FG-42 돌격총이다.


간혹 경매에 나오기도 하는데 2십 만 달러가 되니, 2억 원 1천만 원! 한 정의 가격이 그렇다. 2정이라면 4억 2천! 총의 무게가 4킬로그램 정도이니, 그 무게만큼의 황금과 비교해, 어떤 게 더 비싼지 모르겠다.




Really? 한 정당 2억?



그럼 여기서 당시의 다른 총을 살펴보자. 같은 시대의 독일 보병의 주력 소총 Kar 98K의 현재 거래가가 2백 만원 정도다. 소련에 대량 포획됐다가 상태 좋은 체 보관된 게 그 정도 액수. 그러면 FG-42 돌격총, 이게 얼마나 엄청난 가격인가 짐작된다.



*실총이 현재 2백 만 원 정도 나가는 Kar,98K 독일 소총. 장전 손잡이를 잡아당겨 쏘는 단발 식 볼트 액션이지만, 2차 대전 당시의 독일 보병들은 거의 이 총으로 싸웠다. 출처: wikimedia.org



아니 그럼 2억 원이 넘는다는 FG-42, 도대체 무슨 총이지?


독일 낙하산 부대의 돌격총이다. 크레타 작전애서의 쓰라린 상처 이후, 장비한 신형 소총. 그리고 FG-42이라는 의미는 간단하다. F는 팔슈림 야거(예거) 낙하산으로 떨어진다는 것이고, G는 독일어로 총을 뜻하는 게베르, 영어로 Gun이다. 그런데 그게 언제 채택 됐나? 크레타 작전 다음 해인 1942년이다. 따라서 FG-42는 낙하산 부대의 1942년도 총. 이런 뜻이다.



히틀러 경호대가 최초로 장비



1942 년, 그 해에 먼저 만들어진 걸 ‘제로 시리즈’라 해, 1정이 공군 사령관 게링에게 증정되고, 17정이 히틀러 경호부대에게 제공, 그들이 최초 FG-42 장비 부대가 되는 셈인데, 오피셜 채택이 아닌 일종의 제공 형식이라, 아마 정식으로 사용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경호부대에선 충분히 흥미를 가졌으리라 생각한다. 모양이 획기적이며 멋지고, 총알도 그들이 장비했던 기존의 소총 Kar,98K 것을 쓰니까.



*FG-42, 전기 형과 후기 형. 경호부대에 제공된 위쪽 전기 형을 한 번 보자. 몹시 흥미로운 게 있다. 피스톨 그립이라 하나? 손잡이가 경사져 있는데, 이는 낙하 시 아래 쪽 적들을 향해 쏘기 위함이다. 출처: wikimedia.org



공식적으로 이 총은 돌격총 FG-42라 한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 돌격총이라 할 수는 없다. 돌격총이라는 건 기존 소총탄과 기관단총 중간 사이즈의 탄알, 독일 군에선 K, 짧다는 의미의 ‘쿨츠’라는 탄알을 사용해야 한다. 헌데 이 FG-42는 그냥 기존의 소총 탄알을 쓴다. 그러나 대량으로 퍼부어 댈 수 있는 폴 오토 자동 발사 기능이 있기에, 군에서 그냥 스투룸 게베르, 즉 돌격총이라는 카테고리 명칭을 부여한 것이다.


그래서 정식 명칭 돌격총 FG-42.



그러나 소수 생산으로 끝난다



그런데, 이 총은 대량 생산이 진행되지 않는다. 적은 숫자만 만든다. 생산 대수에도 여러 설이 있는데, 그 중 가장 많이 잡아 준 게 5천정이다(3천정이라는 설도).


당시의 독일 보병의 대표적 소총 모젤 Kar 98K는 무려 1천 4백 만 정 이상이 생산됐고, 나중에 나왔지만 육군의 저 유명한 돌격총 STG-43과 44의 생산량은(이걸 많은 부분, 베낀 게 소련의 AK-47이다) 전쟁 말기의 힘든 시기에도 42만 정!



*독일 육군에서 개발한 돌격총 STG-44, 공군의 FG-42와 총알이 다르다. 출처: wikimedia.org



그렇다면 수천 정이 만들어진 이 FG-42에 대해 ‘매우 소량 생산을 했다’라고 말해도 결코 틀린 말은 아니다. 70년 후인 지금의 이 21세기에 와서 초고가로 매매되는 이유가 바로도 그것이고.


생산량이 겨우 수천 정!

그럼 4십만 정이 생산된 유명한 돌격총 STG-44의 실총 가격은?


2천 만원 정도인 걸로 알고 있다. 낙하산 부대 용의 돌격총보다 10분의 1가격.


그러나 이 FG-42가 소수 생산됐다는 것만으로 2억 씩 하는 게 아니다.


'총이 매우 멋지다.'


정말이지 대단히 세련되고 참신하면서 동시에 데들리(Deadly) 하다. 쇠꼬챙이 창을 앞으로 향하게 해, 백병전용으로 바꾼 자태(?)는 정말 그런 느낌을 준다.



*뭔가 SF적인 느낌도 나는 것 같고... 출처: militaryfactory.com



그러나 멋지고 데들리한 형태가 다가 아니다. 놀랄만한 설계 사상과 함께 성능이 들어있는 까닭이다. 단 1정의 총으로 무려 6가지 각각 다른 총의역할을 하게 하니까. 말 그대로 6가지 형태 변신 소총.


바로 위의 사진을 보자. 쇠꼬챙이의 랜스 형 백병전 총인 것 같으나, 양각대가 있는 게 또 기관총이다. 완전 모순의 형태 아닌가? 그러니까 형태 모순!



6가지로 변신한다!



6가지 기능은 다음과 같다(놀라지 마시라).


1.완전 자동으로 쏘는 자동 소총(국군의 M-16이나 K-2와 같은 기능이다).


2.방아쇠를 당길 때마다 나가는 반자동 소총(국군이 한국전 때부터 거의 70년 대 초반까지 쓰던 M-1과 같다).


3.부대나 소대 지원화기로서 역할을 하는 경기관총.


4.긴 쇠꼬챙이가 총신 아래 달려있어, 육박전에도 쓸 수 있는 육박전용 소총.


5.또 수류탄을 발사할 수 있게 만들어 총류탄 발사 소총.


그러나 이게 다가 아니다.


6.총신이 길어 먼 거리를 정확히 맞추는 저격총!



*이렇게 양각 대를 펼쳤을 시 완전 경기관총이 된다. 그때가 1942년. 진주만 기습 다음 해라 생각하면, 놀라운 발상이다. 출처: fujicompany.co.jp



다시 영어를 좀 써서 정리를 하면.


 


첫째, 풀 오토 라이플.

둘째, 하프 오토 라이플.

셋째, 양각대를 펼치면 LMG(라이트 머신 건).

넷째, 도그파이팅에 쓰는 랜스 라이플.

다섯째, 그레네이드 라이플.

거기에다 라스트! 스나이퍼 라이플!


히딩크도 울고 갈, 멀티 플레이어 중 멀티 플레이어다.

그러나 이게 다가 아니다. 진짜 기가 막힌 게 있다.



공중에서 내려오며 쏜다!



지금 낙하산으로 내려오는 중인데, 지상의 적병이 이를 알고 총을 쏘아댄다. 바로 그때 아래로 쏘면서 서로 총격전을 교환할 수 있는 게 FG-42이다. 피스톨 그립처럼 생긴 손잡이가 낙하병 가슴 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아래로 쏘아 댈 수 있다는 것.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없을 ‘낙하 시 교전 가능 소총’이 되는데, 이는 크레타 섬에서의 비극 때문에 생겨난 것 같다. 재수 없는 팔슈림 야거들은 연합군 쪽으로 떨어졌는데, 그때 연합군 병사들은 하늘을 향해 조준 사격하며, 일종의 공중 사냥을 했다.


영국의 저명한 존 키건이라는 전쟁 사학자가 쓴 제 2차 세계대전 사의 크레타 전투 챕터를 보면(우리나라에서도 번역돼 나와 있다), 낙하산병의 끔찍한 최후에 대해 이렇게 나온다.


"공중에서 내려오는 독일병을 쏘면, 총에 맞고는 낙하산을 메달린 체 몸을 몇 번 부르르 떨다가 죽는다."


전쟁 전의 유명한 세계 헤비급 권투 챔피온 슈멜링이 내려온다 해도 방법이 없다(그가 크레타에 참전한지는 모르겠으나, 그도 낙하산 부대에 입대했었다).


거의 뭐 공중 학살이다.


그래서 설계진은 이때 지상에 있는 적들을 쏘기 위해, 손잡이를 독특하게 만든 것, 내려오면서 아래를 향해 쏘라고. 물론 공중에 있는 쪽이 불리하다고 할 수 있으나, FG-42는 반자동이나 완전 자동으로 쏠 수 있다. 상대는 볼트 액션으로 한 발 씩 쏘는 상태이고.



*FG-42! 그때까지의 모든 총과 다르다. 탄창은 옆으로 들어가고 총신 아래엔 백병전 용 창이 접혀있다. 또 하나 특이한 건 피스톨 식 손잡이(?)가 경사져 있는데, 낙하 중 사격을 위해서다. 출처: cloudfront.net



이런 기능들로 인해 당연히 짐작되는 게 있다. 이 총의 설계와 탄생 배경을. 그렇다. 바로 크레타 대 공수 작전 때문이다. 그곳에서의 충격이 너무 컸기에.



독특한 독일 낙하산 부대



이들은 육군과 명령 계통도 다르고 군복도 다르며 헬멧도 다르고, 하물며 계급장까지 달랐다. 그러나 한 가지 같은 게 있었으니 그것은 무기류. 육군과 같은 무기를 갖고 작전을 하는 게 낙하산 부대였다.


당시 독일 육군의 보병 분대는 Kar98K이라는 소총이 기본 무장이고, 슈마이처 MP-40이라는 기관단총을 분대장과 부분대장이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뒤에선 기관총이 엄호하고. 1차 대전 당시의 분대 화력으로선 상당히 우수하다고 할까?



*기관단총 MP-40 출처: wikimedia.org



낙하산부대도 이처럼 Kar 98K과 MP-40을 혼용해 갖고 있었다. 보병과 다른 건 권총이 있었다고 할까?


점프할 때 개인 화기나 공용 화기는 박스에 집어넣어 따로 던지기에, 권총 한 자루는 꼭 휴대해야 되기 때문이다(그 외에 수류탄을 몇 개 휴대한다).


전 편에서 언급한 것처럼, 당시는 공수 작전 초기 시대다. 지금과 사정이 많이 달랐다. 글라이더 강하부대도 있고, 나중, 비행장 점령이 이뤄진 뒤, 강행 착륙하는 수송기 강하 부대도 있었을 정도니까.


어찌됐던 가장 먼저 낙하산으로 점프하는 게 독일에선 팔 슈림 야거! 따라서 그들은 등에 멘 커다란 낙하산과 앞가슴의 하니스와 대형 버클 등으로 1미터가 넘는 길이의 Kar 98K 소총이나, 지금과 달리 꽤 무겁고 긴 기관단총 MP-40의 직접 휴대는 곤란했다.


따라서 적진 한 복판에 떨어질 때 무기는 권총 한 자루뿐(방망이 수류탄 몇 개하고), 그리고 낙하산 부대 지휘관들은 이 부분에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있었던 소규모의 낙하 작전은 완전 기습이었고, 강한 적들이 아니었다. 근처에 떨어진 총기류와 탄약 박스도 쉽게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 글라이더 강하 부대는 총기류를 직접 소지, 전투에 돌입 했고.


그런데 크레타는 달랐다.


4만 수 천 명의 적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그리스에서 패배 후 도망 나온 일종의 패잔병 비슷했지만, 그래도 영 연방군이 주력이었고, 무엇보다 지중해의 섬을 지킨다고 생각했다. 지중해는 바다이면서 바다의 주인은 영국이니까.


또 그들과 싸우는 적은 망할 놈의 기갑부대가 아니었다. 하늘에서 겨우 내려 온 낙하산병들. 거기에 무기도 별로 갖추지 못 했다.



그리고 운명의 크레타 강하



*출처: wikimedia.org



상상 이상으로 엉망이 된 이 작전에서, 내려오다가 총 맞아 죽지 않은 팔 슈림 야거들은, 따로 투하된 박스를 찾으러 다녀야만 했다. 총알이 빗발치는 데를 달랑 권총 한 자루만 들고 이리 저리, 두리번두리번.


어찌보면 이거 웃기는 장면 아닌가? 용감했던 야거들에게 미안한 얘기지만. 적이 지금 리 엔필드 소총으로 조준사격하거나(리 엔필드는 지금의 저격총과 비슷하거나 더 긴 60센티 이상의 총신을 가졌다. 그래서 단발 사격이나, 명중률 좋고 사거리가 길다). 브렌 경기관총으로 쏘아대는데, 권총 들고 박스 찾아다니는 모습.


섬은 그들 최종 지휘관 스튜덴트 말마따나 ‘독일 낙하산 부대의 공동묘지’가 돼 버린 것이다. 이후, 괴링과 낙하산 상부 지휘관들은 당연한 결론을 내린다.


“크레타에서의 엄청난 손해는 일단 화력 부족이다!”



신형 소총을 만들어라!



“뛰어내릴 때 휴대하고, 동시에 화력이 좋은 총이 필요하다.”


“육군 놈들과 다른 우리만의 쎈 총!”


루프트바페(독일 공군)의 병기 개발국 LC-6에 오더가 떨어진다. 신형 총에 대한 개념을 완성, 독일 국내의 모든 병기 메이커에게 주문서를 발송하라고.


이렇게 해서 70년 후, 1정당 2억원을 주고도 쉽게 못 사는 놀라운 FG-42의 플랜이 발동된 것이다.



푸른 악마 용 신형 소총



공군의 LC-6는 6개 총기 메이커에게 요구 사항을 전달한다. 그 6개 메이커에는 우리가 잘 아는 모젤 등이 있었다. 허나 요구사항을 보자마자, 눈을 동그랗게 뜬다.


“기존의 소총보다 길면 안 되고, 무게도 더 비슷할 것! 그러나 완전 자동이고 때에 따라선 반자동. 또 부대 지원화기로서 기관총 역할도 하면서 나중엔 저격 총으로 사용한다.”


“아니, 경기관총에다 저격총까지?”


모젤 등 4개 회사가 포기하고, 열심을 갖고 달려든 건 라인메탈 사와 크릭호프. 그리고 다음 해 라인메탈 모델이 채택된다. 라인메탈엔 총기에 대한 대단한 천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이름은 ‘루이스 스탄케’


그가 설계해 내 놓은 것은 이제껏 볼 수 없는 진보적이며 참신한 형태! 그리고 일종의 변신 소총! 소총인데도 기관총처럼 양각대가 달려 있고, 탄창도 아래쪽이 아니라, 옆으로 넣는 방식. 또 하나 특이한 건 백병전을 위해, 긴 쇠꼬챙이가 붙어있다는 것.


그해 말, 파일롯 모델들이 만들어져 히틀러 호위부대에게도 공급이 된다. 독일 낙하산 부대는 이제 무시무시한 돌격총을 장비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대량 생산의 명령은 떨어지지 않는다.


“필요 없잖아?”


크레타 섬에서 몹시 낙심한 히틀러가 낙하산병들을 지상전에 돌린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강하에 특화된 무기 FG-42는 특장점이 사라지고 어필이 안 될 수밖에. 그러나 공군 총사령관인 괴링은 이 총에 집착, 계속 생산을 희망한다.


그래서 겨우 수 천정이 생산되고 몇 개의 강하 엽병(낙하산 강하 사냥꾼) 사단에 지금이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투에서의 이력은 화려하다.



소량이지만, 화려한 전투 이력



지중해 로도스 섬 공략전에 데뷔를 한 뒤, 시실리 방어전에서 ‘헤르만 괴링; 강하 사단이 이 총으로 싸웠고, 다시 이태리 반도로 옮겨 안치오 상륙작전에서, 그리고 연합군의 고전으로 유명한 카시노 전투에서 제 4 강하 사냥꾼 사단이 이 총으로 싸웠다.


그리고 노르망디 상륙이 시작되고 나서, 제 3, 제 5 강하 사냥꾼 사단이 사용한다. 전쟁 후기 들어 이름 난 전투에는 모두 사용된 셈이다.



*FG-42 특유의 옆으로 끼우는 탄창이 눈에 띈다. 20발 들이 탄창이다. 사진 설명에는 1944년의 프랑스 전선, 낙하산 부대원이라 돼 있으니, 아마 제 3아니면 제 5, 강하 사냥꾼(강하 엽병) 사단일 것이다. 출처: wikimedia.org



또 전쟁사에 남을 만한 특공 작전에도 사용된다.


그 유명한 무솔리니 구출 작전이다. 이태리에서 그가 실각하고 잡혀 ‘그랑 삿소’라는 산속에 유폐돼 있었는데, 히틀러가 팔슈림 야거 특공대를 투입, 구출작전을 펼칠 때 이 총이 주 무기가 된 것이다. FG-42로서는 정말 오래간만에 자기 무대를 만난 격.



*출처: wikimedia.org



사방이 깊은 산과 계곡으로 돼 있어, 접근이 어려웠으나, 팔슈림 야거 특공대는 하늘로부터 급습한다. 수송 글라이더와 함께 휘셀러 슈토리히라는 초 단거리 경비행기를 타고. 그러니 FG-42가 본 바닥, 하늘로부터 내려온 건 맞는 말.



*2차 대전의 모든 비행기 중, 가장 짧은 거리에서의 이착륙이 가능한 슈토리히. 야거들은 이 비행기를 타고 내려 왔다. FG-42와 함께. 출처: wikimedia.org



그리고 독일은 패배한다. 팔슈림 야거들은 패잔병이 되고...





(독일 공수 부대의 변신 소총 FG-42, 2부로 계속)







김은기의 커피 테이블 토크


*제공: wenaon


필자는 이 글을 쓰면서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FG-42를 주제로 소설 하나를 쓸까?”


장르는 어드벤처 액션.


독일 육군의 돌격총 STG,44는 수십 만 정이 만들어져, 2차 대전 이후, 많은 전쟁에 그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전후의 동독군은 아예 자국 군 소총으로 정식 채용하기까지 해, 많은 총이 남아 있다. 그리고 실총은 2천만 원 호가한다.


그러나 FG-42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10배나 더 나가니까.



*스투룸 게베르, 스톰 건(돌격 총) STG 44 출처: vignette.net



FG-42가 워낙에 소량만이 만들어져 낙하산 강하 사냥꾼 사단만이 사용했고, 전후에도 딱 한 군데 전쟁에서만 보이고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실총은 앞으로도 가격이 오르면 올랐지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


거기서 부터 소설이 시작된다.



무대가 되는 어느 외진 곳에서, 먼지와 함께 거미줄이 낀 묵직한 박스 2~3개가 발견되고, 뚜껑을 여니 총기가 차곡차곡 들어있다. 놀랍게도 그건 FG-42다. 70여년이 지났지만 제 2차 대전 시 독일의 크릭호프 공장에서 나올 때 그대로의 신품.


그리고 박스를 둘러 싼 액션이 벌어진다. 물경 거의 1백 억! 다량의 금괴가 든 박스를 발견한 거나 마찬가지니까...


물론 아직은 생각뿐이다. 단편이나 기껏 중편에 어울릴 소재이고, 발표할 지면도 그렇고, 어드벤처 액션이라는 장르가 우리나라에 매우 낯설기 때문. 그래도 전철을 타고 하릴 없이 앉아 있을 때, 창작의 나래를 펴, 살과 뼈를 한 번 붙여 볼 생각도 한다.



크레타 공수 작전을 쓰다가



사실 이 글은 계획에 없었다. 발바로사 편을 쓸 예정이었으니까.


1941년 5월 크레타 전 종결 뒤, 한 달 지나서 진짜 대 전쟁이 벌어진다. 인류사에 있어서 큰 전쟁이자 히틀러의 운명을 결정지은 러시아 침공이다. 그래서 순서상으로 이 러시아 침공에 대해 써야 하는데, FG-42 돌격총에 잠깐 꽂힌 것이다.



*경사진 핸드그립(손잡이)으로 보아 FG-42 초기형이다. 육박전에 쓸 랜스(우리말로는 쇠꼬챙이)는 총신 밑에 들어 와 있다. 출처: modernfirearms.net



경사진 핸드그립(손잡이)으로 보아 FG-42 초기형이다. 육박전에 쓸 랜스(우리말로는 쇠꼬챙이)는 총신 밑에 들어 와 있다)


크레타 강하전에서 참담한 피해를 본 낙하산 부대가, 화력을 드라마틱하게 강화하고자 만든 돌격총. 마침 한 때 정기 구독했던 일본의 총기 전문잡지 ‘건(GUN)'지에, 이 FG-42에 대한 컬러풀한 사진들이 보였고, 그래서 책장에서 몇몇 총기 책을 모아봤다.


“그래~ 크레타 외전으로 한 번 써보자. 구색도 되니까.”


그래서 ’독일 공수 부대의 변신 소총‘이라는 약간 엉뚱한 제목 이글을 쓴 것이다.


물론 변신이라는 게 좀 오버하인 거 같으나, 결코 그렇지 않은 건, 그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독일 낙하산 부대 수뇌부가 요구한 중점 사항이 바로 그거였으니.


“세미 오토, 풀 오토 등 6가지 다른 기능의 소총을 만들어 달라.”


그때가 프랑스가 항복한 바로 다음해 1941년으로, 기술적으로는 거의 뭐 둔갑 내지 변신 수준 아닐까? 그리고 다음해 42년에 생산이 됐고.



우리 국군에 비슷한 총이 있다



다음 편엔, 찬사만 늘어놓았던 FG-42에도 큰 단점이 있다는 부분과, 우리 국군에서 꽤 오랫동안 사용했던 기관총이 바로 그 FG-42와 DNA가 동일하다는 점도 다루고자한다. 그래서 히틀러의 대 실책 시리즈에서 약간 이탈은 했어도, 다음 이 변신 소총 다음 편도 여러분들께서 기다려 주시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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